베이스를 연주하면서 톤에 대한 고민을 가장 많이 했었습니다.
연주하고자 하는 곡들의 장르가 다소 과격하기도 하고 합주나 녹음이나 쩌렁쩌렁 내리꽂는 톤을 좋아하기도 했었지요.
여러 시행착오들과 테스트 끝에 특정 음역대를 부스팅 했을 때 제가 원하는 톤을 얻을 수 있다는 결론이 내려졌지요.
그 특정 음역대는 우리가 평소에 듣는 베이스라는 악기가 점유하는 대역인 60~600Hz 보다 높은 1K~5KHz 대역의 부스팅이었습니다.
기타나 건반과 겹칠 수 있는 이 대역을 부스팅 하게 되면 4~5번 현을 피킹 했을 때 저음과 함께 날카로운 사운드를 같이 낼 수가 있는 특징이 있습니다. 대신 음 하나하나가 너무 잘 들리게 되니 음을 틀리는 실수나 부정확한 피킹 때 명확한 음이 들리지 않게 되는 단점도 있지요.
여기서 고민이 하나 더 늘게 됩니다.
굵은 현을 피킹했을때는 이보다 좋을 수 없는 톤을 만들 수 있지만 고음 현인 1~3번 현을 피킹했을 때 베이스라는 악기가 너무 튀거나 거슬리게 되는 단점이 생겨버리게 되었어요...
특히나 저음현을 더 낮게 드롭 튜닝하여 사용하다 보니 저음현과 고음현의 밸런스의 차이가 더욱 크게 느껴지게 되었습니다.
EQ의 조절로 절충되는 대역을 찾을 수 있겠지만 근본적인 고민 해소 절차가 되기엔 어려웠죠.
EQ를 조절하더라도 저음현과 고음현을 따로따로 이큐잉 할 수는 없으니까요...
또한 좀 더 명확한 저음을 위해 35인치 악기를 사용해보니 고음현이 너무 땡땡! 해져버려서 맘에 들지 않는 톤이 나오기도 했어요. 오히려 밸런스가 더 무너지는 듯한 인상도 없지 않았지요...
그래서 찾게된 악기가 바로 멀티스케일로 만들어진 베이스 였습니다.
왜 많은 좋은 악기들을 두고 멀티스케일의 악기를 쓰고싶어 했는지 궁금하신 분들이 많으실 거라 생각되네요!
우선 멀티스케일이라는 구조의 특징이 중요한 포인트일거에요.
멀티스케일은 저음현의 스케일은 길게, 고음현의 스케일은 짧게 설계된 악기를 말하지요.
스케일 (Scale) : 브릿지의 새들부터 너트까지의 길이
그럼 스케일의 길고 짧음이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우리가 흔히 튜닝하는 스탠다드 튜닝(EADG)에 적합한 스케일은 Leo Fender가 프리시젼 베이스를 만들 당시 고안한 34인치 스케일을 사용합니다.
이 34인치 라는 길이가 딱 정답! 은 아니고 정말 말 그대로 스탠다드화 된 스케일의 길이라고 봐야겠지요.
현대에 들어서 정말 짧게는 30인치까지 짧아지는 숏스케일과
정말 길게는 40인치까지 길어지는 롱스케일의 다양한 스케일의 베이스가 나오지만
그 숏스케일과 롱스케일을 가늠하는 기준이 34인치라는 사실.
근데 이 34인치라는 길이는 4/4 크기의 더블베이스의 스케일보다 8인치나 짧습니다.
레오펜더가 똑같이 개발한 일렉트릭 기타보다는 무려 9인치가 길지요.
당시 일렉트릭 베이스 개발에 참여한 Fender의 공장장 조지 풀러톤은 34인치 스케일에 대한 질문에 다음과 같이 답변했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30인치 32인치로 베이스기타를 만들어 보았지만 베이스다운 울림이 없었고
아주 길게 36인치로 만들어 보았더니 프렛의 간격이 너무 넓어져서 연주가 어려웠다.
이러한 기준이 만들어진 50~60년대에는 Low B라는 개념이 없었다고 합니다.
마치 정답처럼 대부분의 연주자들은 4현의 일렉트릭 베이스에 스탠다드 튜닝을 사용했지요.
참고로 최초의 Low B를 고안하여 설계된 5현 베이스는 70년대 후반에 Alembic에서 만들어졌고
Low B 스트링은 GHS에서 최초로 생산했다고 합니다.
현대의 베이스라는 악기는 사용하고자 하는 음역대가 더 넓어져서 다양한 형태의 악기들이 생산되고 있지요.
연주자와 악기를 개발하는 루띠어들은 폭이 넓어진 음역대의 밸런스를 유지하고자 하는 고민들이 많아졌지요.
기존의 악기의 튜닝을 바꾸어 연주하기도 하고 5현이나 6현 등의 악기를 쓰는 등의 다양한 방법등 다양한 시도들이 이루어졌습니다.
그 다양한 시도들 중의 하나가 바로 이 "멀티스케일"이라는 설계입니다. (서론 진짜 겁나 기네....)
이 멀티스케일은 현악기에서는 모두 사용될 수 있는 설계입니다. 심지어 이런 멀티스케일은 먼 과거의 르네상스 시대에 orpharion이라는 현악기에서도 사용되었다고 합니다.
그 중 일렉트릭베이스에서는 Dingwall이라는 캐나다 회사의 모델들이 많이 알려지게 되었지요. 현재는 다양한 악기 제조사에서 멀티스케일 악기를 생산하여 판매하고 있습니다.
Dingwall의 대부분의 모델은 다음과 같은 스케일을 사용합니다. (Super J나 Super P제외)
5번 37″
4번 36.25″
3번 35.5″
2번 34.75″
1번 34″
1번현은 스탠다드라고 말씀드린 34인치 스케일을 사용합니다.
굵은 줄일수록 스케일이 점점 길어져서 5번현은 37인치까지 길어지지요.
이렇게 만들어지는 이점은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1. 저음현의 스케일이 길어지면 더 명확한 저음을 얻을 수 있습니다.
- 굵은 스트링이 진동을 유지하기위한 충분한 길이가 필요한데 37인치 정도의 길이면 충분한 길이가 되겠네요
2. 고음현의 스케일은 비교적 짧아지기 때문에 같은 톤 세팅에도 덜 날카로운 고음을 얻을 수 있습니다.
- 1번과 반대의 경우입니다. 얇은 스트링은 진동의 길이가 짧아지면 더 밝고 선명한 음을 내어준다고 합니다.
3. 그만큼 더 넓은 음역대에서 밸런스가 맞춰진 또렷한 음을 들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서론부에서 말씀드렸던 특정대역을 부스트 했을때의 현간 밸런스 문제를 해결하기에 더없이 좋은 조건을 가진 악기인 것이지요.
다음 영상은 새로 함께하게 된 Dingwall의 Combustion NG3 모델을 소개한 영상입니다.
후반부에 나오는 녹음 샘플을 통해 어떤 느낌인지 한번 비교해 보세요!
다음 포스팅에서 새로운 멀티스케일 베이스가 오게된 배경과 또 다른 특징들을 소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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